INDEX(World Barbecue Index | Korea Barbecue Index | World Barbecue Culture Index)
불 앞에서 인간을 생각하다.
세계 어느 나라나 고기의 품질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고기를 사람들이 어떻게 다루고 얼마나 즐기는지를
신경쓰는 경우는 드물다.
어둠이 있고,
불이 있고,
그 사이에 사람이 있었다.
이백만 년 전,
우리 조상은 불에 고기를 올렸다.
소화에 쓰이던 에너지가 뇌로 갔고,
뇌는 커졌다.
씹는 시간이 줄자 이야기할 시간이 생겼다.
화식(火食)은 인류를 인류로 만든 최초의 기술이었다.
그리고
그 불 앞에 둘러앉는 일은,
인류 최초의 의식(儀式)이었다.
우리는 그 의식이 지금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측정해 보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소고기가 지천이지만 노동자의 실질 구매력은 무너져 있다. 호주는 가격이 특별히 싸지 않지만 임금이 그것을 감당한다. 가격과 임금을 함께 봐야 접근성이 보인다.
마블링 등급은 지방의 양은 말해주지만 질도, 연도도, 소비자 만족도 예측하지 못한다. 미국 전국조사에서 등급 간 관능 차이는 통계적으로 없었다(P>0.05). 등급은 재료를 보고 음식을 예언하려 한다.
세상의 모든 소고기 등급제는 정육점과 스테이크를 전제로 만들어졌다. 불 앞에서 여섯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위한 자는 아직 없었다.
하나의 질문을 세 방향에서 묻는다. 살 수 있는가, 우리 동네는 어떤가, 그리고 누리고 있는가.
| 지수 | 명칭 | 대상 | 산출 | 묻는 것 |
|---|---|---|---|---|
| WBI | 세계바비큐지수 | 21개국 | 표준 장바구니 비용 ÷ 시간당 중위임금 | 얼마면 살 수 있는가 |
| KBI | 한국바비큐지수 | 국내 16개 시·도 | 동일 산식 · 매일 자동 갱신 | 우리 지역은 어떤가 |
| WBCI | 세계바비큐문화지수 | 7개국 | 조건 20% + 조리 40% + 문화 40% |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 |
표 안의 산출식이 만들어내는 단위가 Hh(Human Hour)다. 표준 장바구니를 사는 데 몇 시간의 노동이 필요한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2.0Hh는 그 나라·그 지역의 시간당 중위임금 기준으로 두 시간을 일해야 바비큐 한 상을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값이 낮을수록 접근성이 좋다. WBI와 KBI 모두 이 단위를 공유하므로, 국가 간 비교와 국내 지역 간 비교를 같은 잣대로 나란히 읽을 수 있다.
노동자가 표준 바비큐 한 상을 차리기 위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가.
단위 Hh (Human Hour) · 낮을수록 접근성이 높다
나이지리아 32.95 ÷ 호주 1.16
3분의 2가 3시간 이상
장바구니 비용은 1위
축산 자원의 풍요가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우루과이는 인구 대비 소 사육 두수가 압도적인 아사도의 본고장이지만 5.32Hh로 브론즈다.
몽골은 전통 유목 축산의 나라이지만 12.45Hh — 낮은 소득이 육류의 절대 가격 이점을 완전히 압도한다.
고기가 많은 나라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나라는 다르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바비큐 접근성은 지역마다 다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소비자가격 매일 자동 갱신 · 4인 가족 1회 세션 기준
총비용 격차는 5.6%에 불과한데, 시급 격차는 2.21배다.
결과적으로 KBI 순위는 사실상 임금 순위를 따라간다. 육류 유통가격의 지역차는 임금 격차 앞에서 무의미해진다.
서울은 총비용이 16개 지역 중 가장 비싸다. 그럼에도 1위인 것은 시급이 2위보다 42% 높기 때문이다. 전북은 곡창지대이자 축산 산지이지만 14위, 경북은 한우 산지가 많지만 9위다. 산지에 산다고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고기의 우열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얼마나 살렸는지를 본다.
근내지방 × 올레인산.
그 나라 고기가 지닌 향미 전구물질의 잠재력. 우열이 아니라 조건이다.
온도대 · 사람의 시간 · 훈연 · 부위 변환 · 열원 배치. 불이 무엇을 하는가.
소비량 · 주기 · 공유도 · 제도. 의식과 공동체로 자리 잡았는가.
재료 순위 순으로 정렬했다. 오른쪽 숫자가 흐트러진 정도가 곧 역전의 크기다.
일본은 재료 1위, 종합 7위다. 근내지방 53.2%로 압도적이지만 조리는 400℃ 수 분의 야키니쿠이고 1인당 소비량은 5.9kg로 최저다.
아르헨티나는 재료 6위, 종합 2위다. 목초비육이라 근내지방 2.89%로 하위지만, 아사도르가 케브라초 장작 앞에 2~3시간 머물고 1인당 46.93kg으로 세계 1위의 육식국가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만 최상위 등급과 국민 식탁이 같은 고기다. 그 나라에서는 대통령이 먹는 고기와 노동자가 먹는 고기가 같다.
지수는 순위를 매기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무엇이 비어 있는지 보이게 하려고 만들었다.
자급률과 격차지수를 함께 보면 축산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다. 생산량 증대가 아니라 국민 식탁까지의 거리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된다.
마블링 등급이 연도도 향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등급제 개편과 부위 다변화의 근거가 된다. 지방의 질을 재는 새 기준이 필요하다.
조리 축 다섯 지표는 그대로 커리큘럼이 된다. 온도대·사람의 시간·훈연·부위 변환·열원 배치. 가르칠 것이 명확해진다.
3축 21셀의 자료등급이 공개되어 있어 검증과 반박이 가능하다. 지수는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도구다.
우리 지역 KBI를 보면 왜 고기가 부담스러운지 알 수 있다. 가격 탓인지 임금 탓인지 숫자가 구분해준다.
스포츠바비큐와 프로바비큐어 체계의 확산도가 제도 항목으로 계측된다. 문화가 자라는 속도를 잴 수 있다.
한국은 올레인산 50.62%로 지방의 질이 7개국 중 1위다. 재료는 최상급이다.
그런데 조리 축은 7개국 중 6위다. 220℃에서 30분, 부위는 등심과 삼겹살에 편중돼 있다.
조건은 세대가 걸려야 바뀌고 문화는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조리는 배우면 바뀐다.
한국은 가장 어려운 것들을 이미 가졌고, 가장 쉬운 것 하나가 비어 있다.
AI와 로봇이 노동을 가져간다.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인간은 노동적 인간에서 놀이적 인간으로 돌아간다.
이백만 년 전 불 앞에 둘러앉았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때 인간은 일하지 않았다. 불을 지키고, 기다리고, 이야기하고, 나눴다. 그것이 최초의 놀이였고 최초의 의식이었다.
그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호모날라리언스(HomoNallarians)라 부른다. 새로운 문화가 생기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스포츠바비큐와 프로바비큐어는 그 첫 이름이다.
세 개의 지수는 순위표가 아니다.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고
무너지는 공동운명체를 복원하기 위한 자(尺)다.
불 앞에 다시 모이는 일이
세계인의 행복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
우리는 그것을 재고 싶었다.